"미니멀리즘 주장하며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물건을 가차없이 정리하고
필요한 사람에게 나눔하는 문화가 트렌드인 요즘
이제는 집 마저도 거추장스러운걸까요?

여러분 혹시 '어드레스 호퍼' 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어드레스 호퍼는 주소를 뜻하는 영어 단어 '어드레스(address)'와 껑충껑충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는 사람을 뜻하는 ‘호퍼(hopper)’를 합친 말*입니다. 최소한의 짐만 가진 채 일정한 거처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고 있어요. 미니멀리즘을 주장하며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물건을 가차없이 정리하고, 필요한 사람에게 나눔하는 문화가 트렌드인 요즘. 이제 집 마저도 거추장스러운걸까요?

*참고: 네이버 지식백과

l 일본에서 태어난 신인류, 어드레스 호퍼

어드레스 호퍼(Address Hopper)는 일본의 젊은층을 중심으로 확산됐다고 합니다. 일정한 주거지는 없지만 잘 곳은 있고 직장도, 돈도 있어요. 이들은 주로 게스트하우스나 에어비앤이 등에서 묵으며 때로는 지인의 집을 전전하기도 합니다. 짧게는 하루, 길게는 수개월을 주기로 주거지를 지속적으로 바꿔나가지요. 집을 소유하지 않는다는 것은 가구 및 가전제품 등의 물건도 소유하지 않겠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이들은 생활하기위해 필요한 가장 최소한의 물품과 옷가지만 캐리어 하나에 싣고 이동해요. '죽기 전 내집 마련'을 목표로 삼는 대다수의 사람들과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는데요, 이들은 대체 왜 주택을 소유하려는 생각을 버린걸까요?

어드레스 호퍼의 출현은 30년간 지속된 장기불황과 대규모 자연재해가 맞물려 있다고 합니다. 되도록 물건을 소비하는 것은 끊고, 집안의 불필요한 물건은 버리며, 물건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는 삶을 지향하자는 '단샤리'라는 신조어가 일본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했지요. 특히나 동일본 대지진을 겪으면서, 물건을 소유한다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일인지 깨닫게 됩니다. 오히려 집안에 물건이 많으면 부상을 입거나 목숨을 잃을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을 느낀 것이지요. 그렇게 탄생한 단샤리의 또 다른 라이프 스타일이 어드레스 호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l 어드레스 호퍼가 더 이득인 사람들

물론 비싼 주거비를 감당할 능력이 없어서 택한 방법일수도 있겠지만, 직업이나 일의 특수성 때문에 집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택한 라이프 스타일이기도 해요.

A씨는 일이 몰리는 시기엔 야근을 밥먹듯 합니다. 나머지 시간은 훌쩍 여행을 떠나는 등 장기 휴가를 즐기지요. 이처럼, A씨의 경우 들어가지도 못하는 집을 유지하는 것보다 필요에 따라 지역을 바꿔가며 생활하는 것이 더 합리적입니다. 어차피 집은 잠만 자는 곳인데다, 머무는 횟수도 적어 불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해요.

해외 영업 등으로 1년에 절반이 넘게 집을 비우는 등 출장이 잦은 사람들은 사실상 집에 있는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리비에 보유세까지 내야하는 상황. 집을 소유하는 것이 오히려 손해라는 생각이 들만해요. 사실 필자도 간혹 그런 생각이 듭니다. 출근하면 오피스에 9시간 이상 머물고 퇴근해도 운동을 가거나 여가생활을 하다보니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훨씬 길고, 집에선 주말 제외하고는 잠만 자는 것 같거든요. 그래서인지 관리비나 인터넷 월정액 비용등을 내는 날이 돌아오면 굉장히 손해보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스마트 기기의 확산과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 등 IT 기술의 발전으로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업무가 가능한 상황이 세팅되고 있는 것도 한몫합니다. 세상은 넓고 경험할 곳도 많은데 굳이 한군데 뿌리박고 있어야하나 싶은 생각도 MZ세대를 중심으로 스멀스멀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 같아요.

l 어드레스 호퍼로 즐기는 방법

집을 체험해보세요! 방치된 빈집이나 쓰지 않는 집을 매입한 후 리모델링을 진행! 구독서비스처럼 일정 기간동안 정해진 금액을 지불하면 전국 곳곳의 진 집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곳에 머물면서 공간을 체험해보는 것이지요. 이용요금은 월간 약 55만 원, 연간 약 520만 원 정도 된다고 합니다.



여기서는 이정도의 옷만 입을게요! 옷도 필요한 만큼, 원하는 지역으로 배송시킬 수 있습니다. 그 곳에 머무는 동안만 열심히 입은 후, 거주지를 옮길 땐 두고 가면 돼요. 세탁도 필요없고 여기저기 들고 다닐 필요도 없어서 어드레스 호퍼들에겐 딱입니다.

아직은 이 어드레스 호퍼라는 개념이 생소하기도 하고, 이들을 보며 무모하다고 느끼는 분들도 꽤 있으실 듯 합니다. 하지만, 미처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격변하는 세상 속에서 타인의 기준에 맞춰 따라가기 바쁜 삶 보다는 어떻게든 자신만의 스타일로 행복을 캐내고자 노력하는 모습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필자도 언젠가는 이러한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해보길 꿈꾸며, 응원할게요 어드레스 호퍼 여러분!!!